도쿄 속 또 하나의 세계도쿄를 걷다 보면, 어느 순간 ‘다른 세계’로 들어선 기분이 든다.내가 아키하바라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가 딱 그랬다.지하철을 타고 고개를 들어보니, 간판 가득한 거리, 빛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, 거리마다 들려오는 아이돌 노래와 게임 소리.그 순간 일본어 책 속 문장들이 진짜 ‘소리’가 되어 나를 향해 다가오는 기분이었다.전기거리, 덕질, 그리고 작은 보물들아키하바라를 ‘전자상가 거리’라고만 알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.하지만 막상 걸어보니, 여긴 오타쿠의 성지이자, 누구든 어린 시절의 꿈을 꺼낼 수 있는 장소였다.피규어 샵에서 본 정교한 건담들, 중고 만화책이 가득한 만다라케, 80년대 레트로 게임 CD를 판매하는 가게들…그 안에서 나는 일본어 단어 하나하나가 ‘그냥 단어’가 아니..